가연성 단열재ㆍ방재시스템 미흡 피해 키워…소방당국 초기 진화도 실패
이번 사고는 소방당국의 초기 진화 실패 및 건물 구조, 방재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 해 본지가 연재한 ‘사고공화국, 건축물 숨은 위험요인’의 문제점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지난 10일 경기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9시 27분.
소방당국은 6분 만인 33분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좁은 소방도로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고, 건물 뒷편이 지하철 1호선 선로여서 접근이 쉽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불은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 옮겨 붙어 유독가스를 머금은 연기와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인 10층으로 번지고 인접한 10층과 15층짜리 아파트 2개동과 5층짜리 숙박업소 건물, 단독주택 등으로 번져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여기에 최초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 등 10층짜리 건물 2곳에는 아예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부실한 방재시스템도 한몫했다.
이는 건축법상 11층 이상 아파트만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기 때문으로, 이들 건물에는 화재경보 시스템과 소화전 등의 방재시설만 설치했으며 화재 경보음이 제 때 울렸는 지도 의문을 사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소방벨이 가끔 울려 이번에도 대피하지 않았다가 연기가 들어온 뒤에야 대피해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게다가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가 어려운 건물 구조와 가연성 단열재도 불길 확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건물은 1층이 주차장, 2층 이상이 주거시설인 필라형 구조인 데다 한 층에 10가구 가량의 원룸 형태로 1층에서 불이 나면 아래층으로 나오지 못한다.
주차장도 건물 2개동 주민들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아울러 불길은 ‘드라이비트’라는 내부에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단열재로 마감 처리한 건물 외벽을 타고 상층부까지 급속도로 번졌다.
이 소재는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해 많이 사용하지만, 불에 약해 방재전문가들은 방염 난연 외장재 처리 시공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꾸준히 지적한 바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불씨는 1층 우편함 옆에 있던 오토바이에서 발생했으나 방화인지, 엔진 과열 등에 의한 사고인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더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은 오늘(12일) 경찰과 소방 등 유관 기관 참여하에 진행한다.
한편 소방당국이 투입한 소방 헬기 2대로 인해 불길이 확대됐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화재 피해 주민들은 “처음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는 30분 만에 불길이 거의 잡혔는데 헬기 프로펠러가 바람을 일으켜 옆 건물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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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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